미중 ‘백신 전쟁’ 노골화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 “미국은 어떻게 자국의 이익만 챙길 수 있느냐” 비난

박효준 기자 | 기사입력 2021/04/29 [11:06]

미중 ‘백신 전쟁’ 노골화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 “미국은 어떻게 자국의 이익만 챙길 수 있느냐” 비난

박효준 기자 | 입력 : 2021/04/29 [11:06]

[데일리 차이나= 박효준 기자]

▲ 미-중 양국은 ‘백신 외교’를 통한 양국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였다.  © 데일리차이나

 

최근 적극적인 '백신 외교'를 펼쳐온 중국에 이어 미국도 본격적인 백신 외교에 나섰다. 미국은 코로나19로 인하여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인도에 의료 원조를 약속했고,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의 해외 지원도 계획 중이다. ·중 패권 다툼에 주요한 수단으로 백신이 떠오르고 있다.

 

그동안 백신 외교는 미국보다 중국이 더 적극적이었다. 28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王毅)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전날 아프가니스탄, 방글라데시, 네팔, 파키스탄, 스리랑카 등 남아시아 5개국 외교 장관과의 화상회의에서 중국은 남아시아 국가에 코로나19 백신을 공급하기 원한다고 밝혔으며, 중국은 또 이들 남아시아 5개국을 위해 코로나19 백신 저장소를 설립하는 계획도 발표하였다. 하지만 중국은 백신 협력과 함께 코로나19 이후 각국 경제 회복을 빌미로 시진핑 국가 주석의 핵심 정책인 일대일로(신新 실크로드) 협력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이 코로나19 백신을 일대일로 확산의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비판도 쏟아지고 있다. 중국은 일대일로 참여국에게 대규모 경제 지원과 함께 코로나19 백신 제공 등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선전하고 있다. 반면 일대일로 탈퇴를 선언한 호주에겐 중국을 겨냥한 도발적 행동이며 돌로 자기 발등을 찍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중국이 인도 내 코로나19 혼란을 틈타 인도 주변국들에게 백신 외교를 통하여 중국의 영향력을 확대하려고 한다는 지적 역시 나온다.

 

*미국 백신 외교’, 인접국쿼드동맹국 순으로 지원 예정

 

최근 백신 대국미국이 풍부한 코로나19 백신 물량과 원천 기술을 무기로 전 세계 국가들을 상대로 백신 외교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은 글로벌 전략에 따라 나라별로 백신 지원 여부와 지원 물량을 조절하겠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미국이 이러한 백신 지원을 할 수 있는 배경에는 (미국의 빠른 백신 접종으로 인하여) 조만간 미국 내 백신이 수요보다 공급이 더 많아질 것이란 예측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미국이 해외에 백신을 지원할 경우, 가장 먼저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국가는 북미와 중미 등 인접국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21(현지 시각) 기자회견서 미국의 최대 시장이자, 이민 정책 등에 직결되는 이웃인 캐나다와 멕시코를 백신 우선 지원 대상국으로 뽑았다.

 

또한 쿼드(Quad, 미국·일본·인도·호주로 구성된 안보 협의체) 국가들도 백신 우선 지원 대상국이 될 전망이다. 쿼드는 중국 견제 목적인 미국의 안보 정책에서 핵심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트위터 공지를 통해 “2022년 말까지 전세계에서 최소 10억 회분의 코로나 백신을 생산하기 위한 노력을 지원하고 인도·태평양 지역(Quad 구성국)’의 백신 접종을 강화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인접국쿼드 참여국(일본·호주·인도)→나머지 동맹 및 개발도상국의 순서의 코로나19 백신 지원 계획은 바이든 정부의 백신 외교 구상에서 70년 혈맹인 우리나라가 핵심 외() 동맹취급을 받으며 코로나19백신 지원 대상국 후 순위로 밀릴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러한 미국의 편향적인 코로나19 백신 지원 계획에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0일 정례 기자 회담에서 미국은 현재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백신 생산국이지만 수출한 백신은 매우 적다라며 나라 간 코로나19 대응 격차가 커지는 것은 전 인류 건강을 해치는 것이고, 많은 개발도상국이 힘들게 버티고 있는 와중에 미국은 어떻게 자국의 이익만 챙길 수 있느냐고 비난했다. 이어 미국은 백신의 공정한 분배와 사용을 위해 노력하고 국제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정면으로 비난하였다.

 

*미국 백신 지적재산권면제 가능성 존재

 

한편 젠 사키(Jen Psaki) 백악관 대변인은 27(현지시간) 기자회담에서 미국이 백신에 대한 지식 재산권을 면제할 수 있음을 언급하였다. ‘백신 독점에 대한 국제 사회 비판과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차단하는 차원에서 백신 외교에 적극적인 자세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화이자·모더나 백신을 비롯해 얀센·노바백스 백신 등 전 세계에 공급 중인 코로나19 백신 상당수는 미국 제약사가 개발한 것이다. 이에 인도와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백신 지식 재산권 효력이 중지되면 개발도상국 제약사가 백신을 빠르게 보급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도와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이미 지난해 10월 코로나19 백신 지식 재산권을 일시적으로 면제해 줄 것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안했다. 다만 백신 제약사들의 반발이 거세기 때문에 미국이 실제로 지적재산권을 포기할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또한 EU, 스위스, 브라질 등 백신 제약사들은 기술 공유에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생산 설비 차이가 자칫 백신 안전성 문제로 커질 수 있고, 중국과 러시아로 핵심 기술이 넘어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이처럼 미국이 백신 외교를 전개하려는 조짐에 중국은 경계감을 나타냈다. 중국 언론사 환치우시보(环球时报)는 인도 지원에 부정적이었던 미국이 갑자기 태도를 바꿨다고 지적하면서 이러한 행태에는 '불순한 의도'가 깔려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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