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민족 정책의 현주소

KCAU | 기사입력 2022/01/05 [15:54]

소수민족 정책의 현주소

KCAU | 입력 : 2022/01/05 [15:54]

[데일리차이나=KCAU 송여란, 박효준, 임재성, 한세미, 윤승혜, 우아미, 한수현, 김태우]

 

한국 못지않은 학구열을 자랑하는 중국은 매해 중앙정부가 시행하는 대학 입학시험을 치른다. 1000만 명을 웃도는 수험생이 응시할 정도로 그 규모는 어마어마하다. 우리나라의 수능처럼 중국의 대학 입시 시험을 가오카오라고 한다. 가오카오는 보통 2~3일간 진행되며, 국어, 수학, 외국어가 공통 과목이다. 그중에서 외국어 영역은 영어, 일본어, 러시아어,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외국어 영역에서 한국어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중국 내에서 한국이 가지는 영향력을 고려했을 때, 다소 의아한 사실일 것이다. 사실, 이전까지 한국어가 외국어 영역의 선택 과목으로 포함되어 있었다. 하지만, 최근 한국어가 유창한 조선족과 다른 민족들 간의 형평성을 고려하여 한국어가 선택 대상에서 제외된 것이다. 가오카오는 한족과 소수민족을 가리지 않고 전국에 있는 모든 학생들이 응시하는 시험이다. 이 때문에 200만 명에 육박하는 조선족 학생에게만 부당한 특혜를 줄 여지를 방지하겠다는 것이 당국의 의도다.

 

사실, 중국에서 한족과 소수민족 사이의 형평성 문제가 거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중국 정부는 여태까지 소수민족을 위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해왔다. 특히 소수민족에 대한 혜택은 교육에서 두드러지는데, 주로 외곽지역에 거주하는 소수민족의 교육 불평등을 해소해주기 위해 정부는 소수민족을 대상으로 가오카오에서 가산점을 주고 있다. 소수민족이 거주하는 성() 혹은 그들의 소속된 민족에 따라 가산점은 5점에서 20점까지 차등적으로 부여된다. 이에 대해서 한족은 가오카오 소수민족 가산점 제도를 두고 한족에 대한 역차별이라고 이야기한다. 가오카오가 수험생들의 대학을 결정짓는 중요한 시험인 만큼 소수민족에게 주어지는 혜택은 5, 10점 그 이상이라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먼저 중국의 소수민족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 중국은 한족과 55개의 소수 민족으로 구성되어 있다. 55개의 소수 민족은 중국 인구의 약 8.5%를 차지하고 있으나, 이들이 차지하는 면적은 중국 영토의 약 60%에 달한다. 이러한 소수 민족들은 자신들만의 고유한 문화를 가지고 있는데 한 번 살펴보자.

 

▲ 중국의 소수민족 '묘족' <사진=百度>  © 데일리차이나


먼저, 소수민족 중에서도 비교적 인구 규모가 큰 묘족(苗族)이다. 묘족의 전통 복장은 화려하고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남성 복장은 짧은 상의와 긴 바지 혹은 큰 옷깃과 긴 적삼이 특징이며, 여성은 주름이 많이 잡힌 긴 치마를 입고 은 장신구를 걸치는데, 은 장신구가 묘족 전통 복식의 가장 큰 특징이다. 묘족의 은 장신구는 머리, 목, 가슴, 손 장식 등 종류가 20여 종이 넘을 정도로 다양하다고 한다. 은 장신구는 모두 같은 모양처럼 보이나 각기 다른 모양을 지니고 있으며, 수십 차례의 고난도 공정을 거쳐 정교하게 완성된다. 은 장신구가 크고 무겁고 많을수록 아름답다고 여기며 생활 수준을 보여주기도 한다.

 

 

▲ 중국의 소수민족 중 하나인 몽골족의 터전 <사진=百度>   © 데일리차이나


다음은 몽골족(蒙古族)이다. 대부분의 몽골족은 내몽고자치구에 거주하며, 주로 몽골어를 사용한다. 유목 생활을 하는 몽골족은 이동의 편리를 위해 분해와 조립이 쉬운 게르에서 생활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게르는 원통형 벽과 둥근 지붕으로 되어 있으며 입구는 남쪽으로 향한다. 원형이고 높이가 낮기 때문에 거센 바람도 잘 견디며, 양털로 짠 모전(毛氈)으로 인해 겨울에 방한 효과가 뛰어나다. 천장 중앙에는 연기를 배출할 수 있는 구멍인 터너가 있는데, 날씨에 따라 여닫을 수 있어 채광과 환기가 잘 되도록 한다. 여름철 실내 온도가 높아졌을 때 하나의 아랫부분을 걷어 올리면 아래에서 넓게 들어온 바람이 지붕의 구멍 하나로 빠져나가 단시간에 환기가 가능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 중국의 소수민족 회족 <사진=百度>  © 데일리차이나


마지막으로, 소개할 소수민족은 중국 최대의 무슬림 민족 회족(回族)이다. 이슬람교를 신봉하는 민족인 만큼 회족의 3대 명절은 개재절(開齋節), 희생절(犧牲節), 성기절(聖紀節)로 모두 이슬람교에서 유래했다. 그중 개재절은 이슬람력으로 10월 1일인데, 이는 이슬람교에서 행하는 한 달간의 금식 기간인 9월의 라마단 기간을 끝낸 후 라마단이 원만하게 끝난 것을 축하하는 날이다. 금식 기간에는 남자는 만 12세, 여자는 만 9세 이상일 경우 모두 금식을 해야 한다. 개재절 오전에는 신자들이 이슬람 교회당에 가서 예배를 하고 서로 찾아다니며 축하 인사를 한다. 또한 소와 양을 잡아 3일간 축제를 하는데, 이 시기에는 집집마다 적게는 20가지 많게는 30가지 이상의 음식을 장만하여 성대한 잔치를 한다.

 

앞서 언급한 묘족, 몽골족, 회족 이외에도 중국에는 수많은 소수민족이 있다. 그리고 그들은 소수민족으로서 자신들의 정체성과 중국인으로서 자신들의 정체성 사이에서 그들의 삶을 영위하고 있다. 중국에는 한족과 이 같은 소수민족의 삶이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 정부 또한 소수민족을 대상으로 그들의 독자성을 인정하면서도 한족을 축으로 하는 주류 문화와의 융화를 도모하는 정책을 펼쳐야 할 것이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소수민족을 탄압하는 내용의 기사들과 그와 관련된 문헌들을 쉽게 접할 수 있어 중국 소수민족에 대한 연민의 시각이 많다. 그런데, 중국 정부는 과연 소수민족을 탄압하기만 할까? 그렇지 않다. 중국 정부의 정책에는 소수민족에 대한 우대 정책도 분명 존재한다. 이러한 정책은 앞서 언급한 가오카오 소수민족 가산점 제도뿐만이 아니라 진학 우선권, 우선 합격권이 있다. 진학 우선권이란 대학교 신입생 모집 시 같은 조건에서 소수민족 학생을 한족 학생보다 우선적으로 모집하는 제도이며 우선 합격권이란 소수민족 수험생과 한족 수험생이 동일한 점수를 받았을 경우, 소수민족 수험생을 우선적으로 합격시키는 제도이다. 이외에도, 중국 정부는 당내 핵심 지도층의 소수민족 간부 양성에 힘을 쓰고 있다. 소수민족 핵심 간부 양성을 통해서 낙후된 소수민족 거주 지역에 훌륭한 인재를 투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같은 우대 정책에도 잡음이 들린다. 중국 인민대 교육학과 교수 장쑤위(张书瑜)는 “소수민족 대학 입학 우대 정책의 목표는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소수민족의 역량과 교육수준을 향상시키고 소수민족 지역의 균형 발전을 촉진하는 데 있다”라면서도 “정책 제정과 수혜 대상 기준 심사에서 각 지역의 통일된 기준이 미흡하고, 정책 실시 과정에서의 감독 부족 등으로 인해 교육 평등의 원칙에 위배되는 모순이 생겨났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중국 내부에선 소수민족 학생이 입학을 하더라도 그 후에 우대 및 보장 제도와 같은 관련 후속 조치가 미흡하여 그들이 학교생활에 있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이야기도 적지 않다. 특히 경제적으로 열악한 지역 출신의 소수민족 입학생들에게는 높은 학비가 큰 부담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에 대한 중국 정부의 조치가 미흡하여 결국 소수민족 입학생들의 건강한 학교생활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소수민족 취업 지원정책을 두어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하려는 의도가 있는 듯하다. 중경시, 해남성, 안휘성, 강수성, 산동성 등 중국 내 각 성별로 소수민족의 취업을 지원하기 위한 독자적인 자치 법안을 구비하고 있다. 해당 법안들은 각 지역의 효율적인 관리와 각 지방 정부의 산업 개발 및 발전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여 소수민족 취업률을 증가시켜야 한다는 기본 원칙을 강조한다. 구체적으로는 소수민족 취직 지원금 제도, 소수민족 취업 차별 방지법, 소수민족 우선 채용 보장 제도 및 가산점 제도 등이 있다.

 

이러한 각 지방 정부 정책의 궁극인 목표는 소수민족이 취업을 할 때 차별을 받지 않을 기본적인 권리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그들의 취직 능력을 키우고 취직을 실현하는 것에 있다. 현재 중국 중앙정부 또한 소수민족 취업 관련 지원 정책이 존재한다.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명시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각 지방정부가 이를 실행하는 데 있어서 차이가 많은 실정이다.

 

소수민족은 중국의 대학에서 특별 전형이 따로 있다. 중국의 소수 민족은 대학 입학 후 일 년 동안 예비과정을 거친 후 본과로 입학하는 제도가 있다. 중국은 다민족 국가이기 때문에, 학교에 다양한 소수민족이 진학한다. 그리고 소수민족 학생들의 출신 거주 지역의 지리적인 차이는 분명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중국은 소수민족 학생의 발전을 위해 예과 반 제도를 설립한 것이다.

 

하지만 모든 대학교에 이러한 소수민족 특별 전형이 있는 것은 아니다. 없는 대학교도 있다. 따라서 소수민족 학생들이 특별 교육과정을 들 예과 반 전형이 있는 대학에 들어가야 한다.

 

한족 학생들은 특기생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가오카오를 치른다. 그리고  가오카오 성적에 따라 대학에 들어간 후 바로 본과에 진학하게 된다. 소수민족 학생들도 마찬가지로 가오카오 성적이 필요하긴 하지만 한족 학생들과는 입학 자격이 다르다. 각 대학마다 ‘소수민족 전형’이 따로 있다는 것이다. 각 대학마다 요구하는 소수민족 전형 조건에 만족하기만 하면 한족보다 더 쉽게 대학에 입학할 수 있다.

 

사실 이러한 혜택에 대한 의견은 분분했다. 과거에는 주로 도시에 거주하는 한족과 산간지역에 거주하는 소수민족의 교육과 경제 격차가 매우 분명했다. 따라서 소수민족이 거주하는 낙후지역에 대한 경제 개발에 초점이 맞춰지며 소수민족들은 대학 입학시험에서의 가산점이나, 거주 지역의 세금 혜택, 그리고 심지어는 범죄에 대해서도 처벌 감면이라는 혜택까지 받게 되었다. 그러나 모든 소수민족이 이러한 우대 정책을 두 팔 벌려 환영하는 것은 아니었다. 표면적인 우대 정책으로 소수민족의 정체성 확립이나 결집을 제한한다는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소수민족 자치지역의 최종적인 통제는 한족이 해오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외형적 혜택으로 인해 자주성 확립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되었다.

 

한족에서도 이러한 정책을 완전히 반기는 눈치는 아니다. 이전에는 한족 사이에서 이를 ‘소수민족에 대한 배려’라고 여기며 형평성을 인정하는 의견이 우세했다면, 최근에는 한족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불만이 제기되어 왔다. 도시에 거주하며 한족과 같은 교육을 받는 소수민족의 인구가 급증했고, 기술의 발전으로 원거리 교육이 가능해지며 체감되는 교육 격차가 현저히 감소했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에서는 부모의 민족이 다를 경우 자녀가 아버지나 어머니의 민족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데, 한족과 소수민족 사이의 자녀가 소수자 혜택이 더욱 많은 민족을 선택하는 경우가 발생하며 모호한 기준으로 형평성 논란을 야기했다. 이에 한족이 가장 역차별적이라고 주장한 우대 정책은 단연 ‘가오카오 가산점 제도’이다. 중국의 대학 입학시험인 가오카오는 작은 점수 차로도 지원할 수 있는 대학의 범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전체 인구가 1억명이 넘는 소수민족에 대한 가산점은 매우 민감한 사항일 수밖에 없다. 역차별이라고 주장하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며, 결국 산동성과 안휘성을 비롯한 강서성, 요녕성, 복건성에서는 가산점 제도를 폐지하는 개정안을 발표하였고, 이 외에도 다양한 지역에서 가산점을 축소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가산점 제도 외에도 소수민족 우대 정책의 한 부분이었던 처벌 감면에도 변화가 생겼다. 대표적인 사례는 2018년 뇌물수수와 부패 혐의로 낙마한 위구르족인 누얼 바이커리(努尔 白克力) 전 국가에너지국 국장이 이듬해 경찰 조사 이후 종신형을 선고받은 이례적인 경우다. “모든 민족은 법 앞에서 평등하다는 시진핑 국가 주석의 하나의 중국에 대한 강조는 이러한 움직임을 불러일으켰다. 민족적 단일성과 모두가 같은 중화인민공화국의 인민이라는 가치관이 확산됨에 따라, 기존 소수민족 우대 정책 폐지에 대한 한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형평성을 근거로 우대 정책을 완전히 폐지하게 된다면, 소수민족은 그들의 자치성을 실현하는 데에 있어 더욱 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염려를 표하기도 한다분명한 것은 영국의 스코틀랜드, 스페인의 카탈루냐처럼 중국의 소수민족과 특별행정구들 또한 독립을 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느 정부와 마찬가지로 중국 역시 독립에는 비우호적이며, 이를 무마하기 위해 전 분야에서 대책을 강구 중이다.

 

중국의 헌법은 소수민족의 정체성 보호를 명확히 규제하고 있지만, 현실은 다르다. 중국 정부는 표준어 확대 정책이라며 소수민족에 대한 중국어 교육을 확대하고, 하나의 국가, 하나의 언어, 하나의 문화라는 개념을 주입하는 중이다. 이 개념에서 벗어나는 행위를 범하는 자를 분열주의자로 규정하고, 이들은 분열 선동죄라는 죄목으로 구형 받을 수 있다. 소수민족은 이것을 문화 말살 정책이라 하며, 기존의 전통문화가 중국 정부에 압살당하고 있다고 하였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을 중요한 국책사업으로 여기며, 소수민족을 중국사의 범위에 포함하고 있다. 각각 고유의 전통과 문화를 가지고 있는 중국의 소수민족은 이러한 정책들 속에서 정체성을 잃을 위기에 처해 있다. 중국은 소수민족의 정체성을 보존하며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무력 진압보다는 평화협정을 택하고 소수민족 정책을 근원에서부터 다시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이처럼 중국 정부에서 소수민족에게 대학 진학과 취업 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다양한 우대 정책을 내놓았지만, 소수민족들의 반발은 끊이질 않고 있고, 중국 당국과 소수민족 사이의 갈등은 여전히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중국 정부의 일방적인 소통 방식, 중앙과 지방의 수직적 관계 때문에 충분한 소통이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소수민족 모두의 목소리가 중앙 정부에 잘 전달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토록 소수민족 우대 정책이 모순적인 이유는 이러한 정책들이 어디까지나 중국 정부가 그들의 통치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겉핥기식 정책일 뿐이기 때문이다. 진정으로 소수민족들을 존중하고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닌 것이다. 신장 위구르, 티베트, 홍콩 등 여러 지역에서 반체제 운동이 계속해서 일어나는 것 또한 그들의 문화와 가치관을 존중해주지 않고, 강압적인 탄압으로 갈등의 골을 더 깊게 만들면서, 더 큰 반발과 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지속적인 반란과 억압의 딜레마를 개선하기 위해서 근본적인 문제부터 들여다봐야 할 것이다. 소수민족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아차려야 하는 것이 중국 정부가 당면한 숙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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