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문화산업의 트러블 메이커 ‘한한령’

KCAU | 기사입력 2022/01/15 [09:25]

한국 문화산업의 트러블 메이커 ‘한한령’

KCAU | 입력 : 2022/01/15 [09:25]

[데일리차이나=KCAU 노가희, 김예림, 박희상, 김채은, 장유정, 이경민]

 

  

 

 

 

영화 , 문희개봉, 한한령이 완화가 된 것인가?

 

123일 중국 영화시장에 ! 문희가 개봉했다. 한국 영화가 중국 시장에 등장한 것은 2015암살 개봉 이후 처음이다. 거의 6년 만에 중국에서 한국 영화를 정식으로 볼 수 있게 된 것이다.뿐만 아니라, 베이징 최대 지역 매체인 신경보는 주인공인 나문희 배우 관련 기사를 머리기사로 올리기도 했다. 한국 영뿐만이 아니라 영화에 출연한 한국 배우까지 언급하며 영화 홍보에 열을 올린 것이다. 또한 14일부터 중국 정식 방송 플랫폼을 통해 사임당 빛의 일기라는 한국 드라마가 방영되기 시작하면서 한국 콘텐츠가 조금씩 중국 시장에 발을 들여놓기 시작했다. 이런 중국의 행보는 지난 2016년 시작된 한한령이 풀리는 기미로 보.

▲ 6년 만에 중국에서 개봉한 한국 영화 오! 문희   

하지만 아직 한한령이 완전히 해제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측면이 존재한다. 중국 최대의 연말 시상식 텐센트 뮤직 어워드(TMEA)에 참가하기로 되어 있던 엑소의 세훈, 카이의 출연이 무산된 것이다. 주최 측은 12월 2일 엑소 멤버의 VCR 형식으로 출연할 것을 발표했지만, 8일 관련 글을 삭제했고 11일 진행된 시상식에서는 엑소 멤버의 기존 무대 영상만이 짧은 편집본으로 나왔다. 그뿐만 아니라 최근 중국 대중문화 규제 강화의 영향으로 한한령의 완전한 해제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중국 내 한류에 대한 두 가지 태도가 뒤섞여 나타나는 지금, 한한령은 과연 완화되는 추세라고 볼 수 있는가? 이어지는 한한령의 배경과 한한령의 사례를 보고 현재 한한령의 위치에 대해 생각해 보려 한다. 

▲ 중국 최대의 연말 시상식 텐센트 뮤직 어워드(TMEA)에 참가하기로 되어 있던 엑소 <사진= 당시 홍보 포스터>  

 

한한령은 왜 시작됐을까?

 

 

 

그 시작은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해 7월 한국 정부가 사드(THAAD: 종말 단계 고고도 지역방어 체계) 배치를 공식 발표하자 중국 정부는 거세게 반발하면서 한국에 대한 보복 조치를 감행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보복 조치는 대부분 당시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던 '한류'영역에서 집중적으로 이루어졌다. 이것이 이른바 '한한령'인 것이다.

 

2014년 주한미군 사령관은 대한민국에 사드 배치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어 2016년 1월 북한에서는 4차 핵실험이 성공적이었다는 보도가 들려왔고, 9월에는 사상 최대 규모인 5차 핵실험이 진행되었다. 이에 사드 배치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가 반대 의사를 표명했지만, 한국은 핵실험이 진행되고 있는 북한의 미사일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사드 배치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한국과 주한미군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거듭 강조했다.

 

▲ 19년 4월 평택 미군기지(캠프 험프리스)에서 미군은 '비활성화탄(inert)'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발사대에 정착하는 훈련을 실시했다. 해당 사진은 주한미군 제35방공포여단 페이스북 캡쳐사진 <사진= 연합뉴스>  


하지만 중국은 한국의 사드 배치가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보는 입장이다. 중국 입장에선 미국이 한국에 사드를 배치함으로써 중국의 미사일을 감지하는 것을 시작으로 중국 앞마당에 야금야금 침투하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아니꼬운 시선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중국은 사드 배치를 중국에 대한 미국의 견제로 보는 반면, 한국은 북한에 대한 대응으로 보기 때문에 한중 관계가 극적으로 충돌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시진핑 주석은 사드 배치에 대한 우려를 표현하며 한국은 "신중하고 적절하게 대응해야"한다고 언급하며, 한국의 사드 배치까지 각 단계별로 대응계획을 가지고 있음을 숨기지 않았다. 한류 제한령을 시작으로 방한 중국 관광객 감축, 한류 제재 강화 등의 지침을 단계별로 하달했다. 하지만 사드 배치에 대한 한중 마찰이 완화될 기미가 보이질 않자, 2017년 1월 중국 외교부는 "소국(小國)이 대국(大國)에 대항”해서는 안 되며, 중국은 한국을 “징벌”할 수밖에 없으며 “너희 정부가 사드 배치를 하면 단교 수준으로 엄청난 고통을 주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한한령으로 인해 입은 피해 중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문화산업

 

 

 

 

 

 

 

 

 

 

 

 

 

 

 

 

 

 

 

 

 

 

 

 

 

사드배치 당시 중국 언론들은 하나같이 중국 정부가 한국이 사드(THAAD) 배치를 결정한 것에 대해 상당한 불만을 품고 있고, 이러한 이유로 한국에 대한 보복행위를 한다고 의심하고 있었다. 실상은 중국 언론기관 종사자들로부터 하나 둘 밝혀졌다.

 

한한령 당시 중국 내 일부 지역 방송국에서는 일찍이 정부 관련 기관의 구두 지시를 받았다고 한다. 이는 중국 엔터테인먼트 제작 회사의 진술과 일치한다. 비록 공식 문서를 통해 금지령(禁令)을 받아 보지는 않았지만, 이들은 한국 예능 프로그램이 중국 내 방영되는 것을 원치 않고 있으며, 이미 한국 드라마와 관련된 모든 업무를 정지한 상태이다.’ 라고 밝혔다.

 

중국 언론 관계자들은 한한령과 관련하여 그 어떠한 문서도 상부로부터 내려오지 않을 것임을 직감하고 있다. 굳이 국무원() 직속기구인 광전총국(家广播电视总)의 공식 입장이 없더라도 ‘알 사람은 다 알고’, 알아서 ‘해야 할 일은 다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중국 정부의 의중을 눈치 못 채고 이를 실행치 않는 이들은 어리석은 바보(犯)에 비유고 있다. 중국 방송계, 광고계 그리고 영화계 모든 분야에서 한한령은 공식과 같이 받아들여지고 있. 이 당시에 텐센트 엔터테인먼트(腾讯娱乐)의 방송국, 영화사 그리고 공연제작사 관계자 모두 “(한한령에 대한) 문서를 받아 보지 않았다”고 하였다. 하지만 업체 관계자는 “(한한령과 관련하여) 그 당시 가장 엄격한 제재 조치 중 하나”임을 강조하였다.

 

비공식적인 한한령 속에서 우리나라의 문화산업은 2016년부터 천천히 규제를 당했다. 처음에는 K-POP 가수들의 공연 일정이 취소가 되는 것부터 시작해서 나중에는 한국 프로그램 방여 이 무기한 지연되더니 현재는 중국 방송에서 한국 연예인을 보기가 어려워졌다. 이러한 규제는 비단 연예인들에게만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먼저 대중에 대한 파급력이 큰 TV 방송 장르의 경우 방송시간 및 편수, 사전 심의, 출연진에 대한 전방위적 규제가 시행되고 있었다. 나중에는 출연진뿐만 아니라 중·외 합작 드라마 제작 시 제작 허가가 필요하고 중국인 스태프 비율이 1/3 이상이어야 하며, 공동 판권 보유가 의무화되었다. 그리고 한국 드라마 편성 시 프라임타임 때에 송출이 불가하며 신규 방송 프로그램은 연간 1편 이내, 외국 포맷 수입도 연 1회로 제한하고, 인터넷 방송에 출연하는 외국인은 사전 허가를 받아야 방송이 가능했다. 

 

한한령이 이끌어낸 짝퉁 프로그램들의 등장?

한한령은 한류 콘텐츠의 정식 수출을 막아 불법 시장을 확대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지난 6년간 한류가 현지에서 전면 차단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중국인들은 불법 사이트와 불법 카피를 통해 한류를 접했다. 중국 시장을 선점하고 있던 한류의 공백을 자신들의 불법 콘텐츠가 채우고 있는 것이다. 넷플릭스 서비스가 공식적으로 제공되지 않는 중국에서 오징어 게임이 선풍적 인기를  것은 이미 유명한 일화이며, 한국에서  화제가 되었던 ‘윤식당’, ‘안녕하세요’는 각각 중찬팅(中餐), 스다밍주(四大名著)라는 이름으로 중국 매체에 등장했다. 비슷한 포맷과 출연진 구성, 세트장 심지어는 출연진의 의상까지 유사하여 중국 내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진 사건이었다. 이에 CJ ENM 대표 PD 나영석 PD 중국의 국내 예능 프로그램 표절 현상에 대해 "한한령으로 양국 관계가 딱딱해지면서 정품 포맷을 구매하는 행위 자체가 눈치 보이는 일이 된 것 같다" 라고 분석하며 중국 방송국이 공식적으로 포맷을 구매해 예능을 제작할 것을 에둘러 당부했었다. 하지만 이렇다 할 변화 없이 현재까지도 한국프로그램과 비슷한 포맷의 프로그램들은 끊임없이 만들어지고 있다.

 

▲ 윤식당을 표절했던 중찬팅(中餐厅)의 포스터 <사진=바이두>  


한한령으로 인한 한국 문화산업의 피해규모

최근 방탄소년단, 오징어 게임 등으로 한국의 문화산업이 전 세계적으로 두각을 드러내면서 세계에서는 그야말로 K-POP, K-드라마, K-아이돌 등 K 열풍이 한창이다. 하지만 2016년 한국의 사드 배치 이후 중국정부는 자국 국민들에게 대한민국에서 제작된 콘텐츠 또는 한국인 연예인이 출연하는 광고 등을 송출하는 것을 금지하도록 '한한령'을 실시하며 정부 차원에서 한국 문화 산업의 유입이 꾸준히 막고 있다.

 

우리나라 엔터업계는 한한령으로 인한 직접적인 매출 감소뿐만 아니라 대중국 관련 사업의 중단으로 인한 피해 역시 매우 컸다. 중국 내에서 소비되는 실질적인 매출 감소보다 당시 정점을 치닫고 있던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대한 중국의 투자가 중단되면서 그 피해 규모가 확대되었기 때문이다. 중국 또한 한국 투자가 중단되면서 국내 엔터테인먼트 기업에 투자를 하기로 약속했던 자금이 꼬인 것은 물론이고 기존에 예정되었던 다양한 행사도 모두 중단되었다. 영화와 방송 등의 제작에 투자하기로 했던 자금에 문제가 생기자 제작에는 차질이 생겼고 중국 현지 팬미팅공연 일정 등이 무더기로 취소되는 등 피해 규모는 지속적으로 확대되었다. 

 

국내 대형 기획사를 중심으로 그 피해 규모를 살펴보면, SM엔터테인먼트의 경우 2016년 3분기 전체 매출의 15%가 중국에서 나왔지만 다음 해 1분기 5%로 내려앉으며 중국 매출이 3분의 1토막이 났다. 또한 사드 보복 조치 이후에는 중국에서 콘서트, 팬미팅 등이 진행되지 못하면서 그에 따른 피해도 상당했다. YG엔터테인먼트의 경우에도 2016년 전체 매출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20%였지만 급감하였다. JYP엔터테인먼트의 경우에는 여타 대형 기획사에 비해 전체 매출에는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10% 미만으로 비교적 낮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었다. 하지만 중국 엔터 기업들의 일방적인 투자 중단, 중국 활동의 불확실성 등으로 중국에서 발전 가능성이 높게 평가되던 한국 내 엔터 기업들의 주가가 폭락하기도 했다.

 

2018 한류 백서에 따르면, 2017년 개봉한 ‘신과 함께’는 아시아 전역에 열풍을 일으키며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이러한 영향을 유일하게 피한 나라는 중국이었다. 한국 영화는 중국 극장에 정식으로 개봉하지 못했으며, 이는 대만과 홍콩으로 흘러 들어갔다. 중화권에 포함되는 대만과 홍콩은 한국 영화의 해외 수출 통계 집계 이래 최초로 수출 대상국 순위에서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했고 중국은 4위로 내려왔다. 또한, 한류 부분별 수출에 대해 대만과 홍콩이 각각 2016년 대비 2017년에 38.8%, 30.2% 증가한 것에 비해, 중국은 -175.2%의 마이너스 증가세를 보이며 2016년 대비 한국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소비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한한령은 중국에서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던 한국 문화 기업의 성장에 있어서 부정적 영향을 안겨주었다.

 

 

그렇다면 중국은 왜 문화산업을 한한령의 타깃으로 했을까?

 

 

 

 

 

 

 

 

 

 

 

 

 

 

 

 

 

 

 

 

 

 

중국 정부가 보복 조치의 일환으로 한한령을 제시한 것은 다분히 계산적이라고 볼 수 있다. 우선 문화산업에 대한 제재를 가장한 보복은 국제 사회에서 분쟁의 소지가 적다. 중국의 대외문화정책의 일환으로 자국의 문화산업 발전 및 보호를 위한 과정으로 포장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한국과 중국 간의 자본재 수출입과 같은 산업분야의 제재는 국내 경제에 커다란 타격을 입힐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에 중국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 문화 영역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의 한한령의 전망

한편, 작년 가을엔 제시카와 크리스탈, 슈퍼주니어의 예성 등 유명 한류 연예인의 정지된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계정이 풀리면서 그들의 활발한 중국 활동을 기대케 했다. 또한 최근 영화 , 문희의 중국 대륙 내 개봉을 기점으로 문화 제한이 점차 완화되고, 머지않아 한한령의 모든 조치가 중단될 것이라는 전망도 등장했다

 

다만 문제는 한한령 해제가 단순한 해제 그 이상의 의미를 갖지 못한다는 것이다. 물론 영화 , 문희와 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의 개봉 및 방영으로 중국 시장이 다시 열렸고, 이와 같이 중국에 정식으로 판매되는 판권과 수출되는 대중문화는 전 세계 ‘K-문화열풍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한류 스타들의 한한령 이전과 같은 활발한 중국 내 진출과 활동은 아직 불투명하다. 코로나19라는 변수를 감안해야 하겠지만, 문화·예술 측면에서의 궁극적인 한한령 극복 목표가 현지 활동인 것을 고려한다면 다소 아쉬울 처사일 수밖에 없다.

 

한한령이 장기화되고 그 기간 동안 한국이 일방적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으면서, 한국 문화산업은 중국에서 누릴 수 있는 전성기를 놓쳤다. 현재 한국 콘텐츠들이 차츰 다시 중국으로 진출하고 있지만 한한령으로 생긴 문화산업의 빈 공백은 이미 자국의 콘텐츠들이 채워져 있으므로 한국의 문화산업이 한한령 이전보다 흥행하기는 더더욱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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